1. 주식을 사기 전에 재무제표를 안 본다는 것은.
재무제표.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분야이다. 애초에 '재무제표'인지 '재무재표'인지부터가 헷갈린다. 거기다가 재무제표의 구성 요소인 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 현금흐름표라는 명칭을 외우는 것도 쉽지가 않다. 책의 도입부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회계사는 재무제표를 만드는 사람이지 보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책에서는 자동차 회사 직원은 차를 만들고 관리하는 사람이지 운전을 제일 잘하는 기사와는 다르다고 비교하여 예시를 들고 있다. 그렇다. 게임 만드는 사람이 게임을 제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분야를 잘 아는 것과 그 분야를 잘 가르치는 것은 또 별개의 영역이다. 그러니까 재무제표를 정확하게 잘 만들 줄 알아야 하는 사람이 회계사인 것이고, 재무제표를 정확히 볼 줄 알아야 하는 사람은 경영자나 투자자인 것이다!
누군가가 다가와서 어떤 물건을 팔려고 하면 우리는 직감적으로 그 사람이 말하는 그 물건의 장점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람이 지금 나에게 와서 왜 이 얘기를 하는지, 말해주는 것 말고 그 이면에 어떤 단점이나 문제점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 물건을 관찰하거나 궁금한 점을 되물을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투자할 때는 뉴스에 등장한 기업의 좋은 이야기,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제작해놓은 회사의 홍보 영상을 보고 쉽게 투자를 결정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물건을 살 때는 스스로의 머리로 '내가 이걸 사는 게 맞을까', '이 물건의 단점은 무엇일까', '다른 대체재는 없을까' 생각을 하는데 이상하게 주식 투자할 때는 그게 잘 안된다. 뉴스에 나온 이야기와 기업 홍보 영상에 나오지 않는, 혹시나 모를 이 회사의 단점은 누가 알려주는 것이 아닌 이 회사의 재무제표를 봐야 하는 것인데도 말이다! 어떤 회사 홍보팀이 스스로 '우리 회사는 매출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굴릴 수 있는 자금의 흐름은 키우지 못했습니다.'라든지 '우리 회사는 스스로 사업을 통해 돈을 벌기보다 여러 차례의 20번의 유상증자로 자금을 마련해왔습니다.'와 같은 이야기를 해주겠는가! 내가 파는 물건의 단점을 말하지 않는 것과 똑같다. 근데 그 단점을 말해주지 않는 상대방을 탓할 것이 아니라 그 단점을 찾을 줄도 모르고 찾지도 않는 나를 먼저 탓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투자를 감행하기 전에 재무제표 보는 법을 배우고, 실제로 그것을 열심히 보아야 한다!
2. 손실만 줄여도 좋은 투자자.
'돈을 못 버는 건 수익이 낮아서가 아니라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너무 맞는 말이다. 워렌 버핏도 주식투자의 첫 번째 원칙은 '절대 돈을 잃지 마라.', 두 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잊지 마라.'라고 조언했다. 본인의 투자를 돌이켜보았을 때 큰 손실을 본 경우 몇 가지만 제하더라도 얼마나 그 차이가 큰지는 누가 말 안 해도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매수 버튼을 누르기 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손실'을 내지 않기 위한 정확한 분석, 신중함 그리고 절대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즉, 기업 공부와 분석에 투자한 시간에 비해 매매 횟수가 잦아지면 이익을 볼 확률보다 손실을 볼 확률이 명확하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재무제표는 좋은 종목을 찾는 데 유리하기보다, 안 좋은 종목을 거르는 데 유용하다고 냉정하게 이야기한다. 당연히 투자자들이 관심 있는 것은 안 좋은 종목이 아니라 좋은 종목이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더 큰 이익을 내야 좋은 투자자가 아니라 큰 손실만 줄여도 좋은 투자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질문한다. "여러분이 투자하셨던 종목 중에 1년에 1 종목씩을 골라 만약 그것을 사지 않았다고 가정한다면 전체 수익률이 어떻게 될까요?" 이 질문에 대해서는 심장에 비수가 꽂히듯이 바로 떠오르는 종목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실제로 엑셀을 켜고 직접 제 눈으로 확인해본다면 확실한 자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인정하자. 재무제표 보는 법을 배워서 손실 하나만 줄여도 나는 성공하는 투자자의 길로 가는 것이다!
3. 싸게 사려면 재무제표를 보자.
"분기 매출은 역대 최대라면서 주가는 왜 그 모양이야?", "영업이익 최대치를 갱신했다면서 주가는 왜 떨어지지?" 주식 투자를 하면서 자주 보게 되는 현상이고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저자는 '3부 수익을 내는 방법'에서 대뜸 '좋은 기업에 투자하지 말라!'라고 조언한다. 우리의 목표는 쌀 때 싸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하지만 좋은 기업을 찾고, 그 기업이 싼 가격인지는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내가 봐도 좋은 종목이면 남이 봐도 좋은 종목이라 이미 주가가 비쌀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좋은 종목인데 지금 주가가 싼 것인지 어떻게 아는가? 정답은 차트에 없다. 최근에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고 기업 가치 대비 저평가가 맞다는 것을 어떻게 보장하는가? 그러니 재무제표를 통해 가치평가를 할 수 없다면 차트와 분위기만 보고 대충 싼 지 비싼지 감으로 평가하여 매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재무제표를 처음 공부하며 PER, PBR 등의 주식가치 측정법을 배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상대가치법에서 더 나아가 절대가치법을 통해 기업을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주도 전체 땅 값이 올랐는데 그중에서 가장 싼 것을 사면 그것은 싼 게 맞는가? 반도체 업종 전체의 주가가 고평가 되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싼 것을 사면 잘 산 것일까? 이 질문에 답을 해보면 저자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것을 바로 깨달을 수 있다.
그래서 PER보다 PEGR(Price Earning to Growth Ratio)을 확인해볼 것을 우선 권장한다. PER는 그 기업의 미래 가치나 성장성은 고려하지 않은 당장 주가에 비해 기업가치가 어느 정도인가를 판단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이익증가율까지 반영한 수치를 통해 기업을 바라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10년의 고민 끝에 도착한 지점으로 S-RIM이라는 방법을 소개한다. 지금까지 저자가 연구한 결과 일반투자자에게 제시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기업가치 = 자산가치 + 초과이익의 현재가치 = 자기 자본 + (초과이익 / 할인율)'으로 표현할 수 있다. 저자가 친절하게 이 어려운 수식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바르게 이해하여 적용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제표'라는 숫자로 된 것에 대한 책을 쓰면서도 이 안에는 저자의 인간적인 면모가 굉장히 많이 들어있다. 재무제표를 볼 줄 아는 것, 이 책을 읽고 이해하는 것은 투자의 결론을 내는 것이 아니라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여러 번 조언을 한다. 그리고 힘든 과정이지만 열심히 노력하여 깡통을 차고 주식으로 인생을 망치는 길을 독자들이 걷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사경인 회계사님의 이런 정성에 감사하며 책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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