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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연구소 Riches Study

팩트풀니스. 팩트 체크하고 세상을 똑바로 보자.

by 부 연구소 Riches Study 2022. 10. 31.

1. 책의 탄생 이유

Factfulness. 우리말로 번역하면 '사실 충실성'이라고 한다. 거짓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보니 '팩트 체크(fact check)'라는 말이 유행하는 있어 그다지 낯선 단어는 아닌 것 같다. 사실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그것에 근거하여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 이게 즉 Factfulness가 아닐까 싶다.
저자 한스 로슬링은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많다고 진단했다. 세상이 전쟁, 폭력, 자연재해, 인재, 부패 등으로 가득 차있고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져 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를 제시할 수 있다. 첫째, 과거의 정보를 가지고 최신의 세상을 판단하는 것이다. 세상은 급변했고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1980년대에 살았던 사람이 그때 알던 사실로 현재를 진단한다면 당연히 틀린 사고를 하게 될 것이다. 둘째, 가짜 뉴스와 선전 선동 때문이다. 세상은 정보의 바다가 되었고 스마트폰 보급, 각종 SNS의 활성화로 정보의 홍수라는 말조차 이를 설명하기 힘들다. 그중 사실과 전혀 다른 정보를 전달하는 오보나 선전 선동을 위한 나쁜 정보도 굉장히 많다.
위 두 가지 이유도 물론 중요하지만 저자는 세 번째 이유를 굉장히 강조한다. 바로 인간의 '극적인 본능'이다. 사람들의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을 고치기 힘든 이유가 바로 '극적인 본능'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속단하는 본능, 극적인 것에 열광하는 성향. 이로 인해 세상을 오해하고 잘못된 세계관을 형성해나간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많은 이들이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 속에 빠져있다는 것을 독자 개개인도 알아차릴 수 있도록 머리말에 13개의 문제를 제시해두었다. 저자의 말대로 극적인 본능을 가지고 극적인 세계관 속에 있는 사람이라면 문제들에 대한 정답률이 침팬지가 찍는 수준보다 못하다고 한다. 실제로 많은 선진국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미 실험을 했고 정답률은 처참했다.
그래서 한스 로슬링은 이 책이 '세계에 관한 심각한 무지와 싸운다는 내 평생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마지막 전투'라고 설명하고 있다. 통계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의사였던 그에게 있어 왜곡과 오류 없는 정확한 통계와 정보 전달, 해석은 그의 마지막 사명이라 할 만큼 중요한 일이었던 것이다.

 

2. 그래서 팩트 체크해본 세상은 어떤데?

세상은 국가들을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으로 구분한다. 저자는 1965년의 국가들을 가족 구성원의 수, 아동 사망률을 기준으로 분류했을 때 개발도상국 그룹과 선진국 그룹이 확연하게 구분되는 것을 도표로 보여준다. 그런데 2017년의 국가들을 위의 기준에 맞추어 구분해보면 어떻게 될까? 개발도상국 그룹에 있었던 국가들이 확연히 줄어든다. 따라서 대다수의 국가가 선진국 그룹을 향해 가족 구성원의 수가 줄어들고 아동 사망률이 낮아진 것을 확인해볼 수 있다.
1965년에는 서양 국가와 비서양 국가로 세상을 구분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2017년에는 그런 잣대로 세상을 절대 올바르게 바라볼 수 없다. 단순히 가족 구성원 수, 아동 생존율을 가지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소득, 관광, 민주주의, 교육, 보건 의료 등을 기준으로 보아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더 이상 세상을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사람들은 아직도 저소득 국가에 사는 사람이 59%라고 대답했지만 실제로 중소득 국가에 사는 사람이 75%이며 고소득 국가의 비율까지 합치면 무려 91%에 달한다. 따라서 저자는 소득 수준에 따라 4단계로 국가들을 나누어 구분할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했을 때 대략 1단계 10억 명, 2단계 30억 명, 3단계 20억 명, 4단계에 10억 명 정도의 인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지난 20년간 극빈층 비율이 늘거나 거의 그대로인 것 같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정답은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이다. 모든 인류는 위에서 구분한 1단계에서 시작했고, 1966년까지도 절반 정도가 1단계의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극빈층의 비율은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고 1997년에 29%, 2017년에는 9%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불과 반 세기만에 수십 억의 인구가 빈곤한 삶에서 탈출하고 중소득 국가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게 된 것이다.

 



3. 책에 대한 비판, 책의 가치

FACTFULNESS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과 리뷰들을 살펴보면 칭찬일색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세상이 좋아졌으니 만족하고 살라는 것이냐?", "아직 빈곤층에서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떡하란 말이냐?", "뉴스에 나오는 전쟁, 테러, 기아는 사실이 아니란 말이냐?" 등의 비판을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지적들도 틀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통계가 모두 사실이라 해도 아직 약 10억 명의 인구는 1단계의 빈곤한 삶을 살고 있다. 또 여전히 약탈적 자본주의와 경제적 침탈을 일삼는 정부와 기업에 의해 고통받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도 많다. 세상에는 가짜 뉴스도 많지만 전쟁, 테러, 기후위기로 심각해지는 자연재해 등 실제로 인류의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는 사실 뉴스와 미디어도 많이 있다.
하지만 저자가 지적한 대로 나도 모르게 '극적인 본능'에 사로잡히고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에 의해 세상을 비난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의식보다 무의식에 의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도 많기 때문에 스스로 중심을 잡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그릇된 사고를 할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 나도 저자가 제시한 10가지 본능에 대한 내용을 차례차례 읽고 있자면 '내가 이렇게 본능에 따라 잘못된 생각을 하는 존재라고..?' 혼나는 것 같은 기분도 들어 씁쓸한 느낌까지 들었다.
그래서 저자가 이 책을 만들기 위해 기울인 노력과 그 가치를 위와 같은 이유들로 폄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언제 빈곤층을 내버려 두자고 했는가? 전쟁, 테러, 부패가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는가? 똑똑한 저자도 더 좋은 인류를 위해 빈곤층을 구해야 하고 전쟁, 테러, 부패를 막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더 좋아지고 있다.>라는 FACT를 알지 못한 채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에 사로잡혀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던 사람에게 이 책은 너무나 큰 삶의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심지어 저자가 연구할 때 많은 질문을 던졌던 그 많은 종류의 사람들에게도 그러했으니 말이다.
<세상은 더 좋아지고 있다.>라는 FACT CHECK와 <세상을 더 좋아지게 만들자!>라는 긍정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해 준 저자와 이 책에게 너무나도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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